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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에는 국내산콩으로 만든 청국장과 보리밥을 파는 

음식점이 있습니다. 보리밥은 갖은 나물과 함께 나와

비벼먹는 맛이 있는데, 시간이 갈수록 나물 퀄러티가 살짝

떨어지고 있지만 청국장맛은 그대로 입니다.

어렷을 때는 청국장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그 향내도 싫어했는데

나이가 드니 청국장이 맛있습니다



청국장은 멋없는 우리 엄마의 모습이

숨겨져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는 답답하기만 했던 엄마가

어른이 되어보니 그 깊은 속정을 이제야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청국장은 그런 맛입니다.



퀴퀴한 향인듯 하지만 알고보면 숙성된 깊은 향입니다

한국인이라면 익숙하고 그리운 그 향

마치 엄마품과 같은 맛입니다

보글보글 끓일 수록 더 맛있는 청국장



거기에 보리비빔밥 한 그릇으로 이 세상이 풍요롭게 느껴지는

어느 오후..배부르고 등따뜻하니 뭐하나 부러울게 없다고

행복해하는..이제 늙은 엄마와 늙기 시작하는 내가..

청국장을 사이에 두고 정을 나누고 있습니다



넉넉한 점심 한 끼로 행복해질 수 있는

그런 사이..

살아보니..행복 별거 아닙니다